중고로 구매한 맥북 2015년형 배터리 교체 및 써멀구리스 재도포하기
이전에 구매한 맥북 프로가 부풀어올랐다.
맥북에 대한 내용은 위 게시글을 참고해주자.
첫 거래 당시 맥북은 사용해본 적이 없어서 배터리가 부풀었는지 잘 몰랐었다. 처음에는 그냥 하판에 달린 미끄럼 방지
패드가 마모되어서 글을 쓸 때 마다 흔들거리는 줄 알았더니만, 어느순간 저렇게 부풀어올랐고, 이후에는 아예 덮개가
연필 하나가 들어갈 정도로 닫히지 않는 경지까지 오게 되었다.
판매자에게 스웰링 현상에 대해서 물어보니, 자기는 그런거 겪은 적 없고 멀쩡했다고 하더만.. 지금 생각해보면 구매 당시
바로 언박싱 후 글을 작성할 때 겪었던 본체의 불안정함이 이미 배터리가 부풀었음을 알 수 있었다. 판매자는 사용하다가
낌새가 보이니 바로 당근을 해버렸고, 아무것도 몰랐던 나는 그걸 바로 구매해버린 것이다.
심지어 당시 판매자가 고급형 모델이라고 했는데 Early 모델로 i7 도 아니고 그냥 i5 였다. 심지어 30만원에..
그 때는 땡 잡았다 싶었는데 사기당한거다. 글을 쓰는 와중에도 너무 괘씸해서 화가 난다. 조금 알아보고 구매할걸 그랬다.
결국 속은 놈이 바보인 세상이다.
배터리 주문하기
잠시 화는 뒷전으로 하고, 당장 문제는 배터리 스웰링으로 언제 폭발할 지 모르는 노트북이다. 맥북, 노트북을 분해한 적은
없지만 데스크탑 조립에서 조금 더 부품이 작은 것 빼고는 문제가 될 것 없을 것 같으니 이 노트북에 맞는 배터리 모델을
찾아서 구매를 하는 것이다.
모델은 하판에 적힌 문구를 보면 알 수 있다. 문구에서 모델명은 A1502 라고 적혀져 있으니, 쇼핑몰에서 이 모델과
호환되는 맥북 배터리를 찾으면 된다. 적당한 사이트에서 검색하니 알리익스프레스에서 6만원 이하로 구매가 가능하다.
구매할 배터리는 2013, 2014, 2015 모두 호환이 되기에 각자 배터리 모델명이 다르더라도 상관없다.
내가 구매할 배터리는 A1502 또는 A1493, A1582 이며, 그냥 이 셋 중에 하나만 주문하면 된다. 처음에 배터리 모델이
여러 개가 있어서 헷갈렸는데 그냥 말장난이었다. 나는 옥션에서 국내 배송 제품으로 구매했으며, 해외직구보다
1~2만원 정도 더 비싼 감이 있다. 사실 급한 문제도 아니라 2주 정도면 기다릴만 하지만, 배터리 상품이라 국내로 했다.
도착한 배터리
배송이 1주일이 넘게 걸렸다. 광복절과 주말이 있기는 했지만 훨씬 늦게 주문한 다른 택배가 더 일찍 도착한 것을 보면
대한통운은 여러모로 참 문제가 많은 것 같다. 전부터 배송지연만 뜨면 항상 이놈들이라 항상 마음에 안들었다.
스마일배송이나 로켓배송이 짱이다.
뚜껑을 열면 해외제품이라 영문 교체 설명서와 배터리 본체, 별나사 드라이버, 수술용장갑, 플라스틱 쪼가리 및
기타등등이 들어있다. 배송 올 당시 비가 한창 올 때라 손상되서 오는 건 아닌지 걱정했는데 한 시름 덜은 것 같다.
이제 본격적으로 노트북을 뜯어보기로 하자.
노트북 하판 뜯기
애플 제품을 분해할 때는 이상한 별나사라는 독자적인 규격을 사용해서 일반 드라이버로는 맞지 않는다. 그래서 구성품에
드라이버를 넣어주는데 나사가 졸라작고 또 위치마다 크기나 길이가 달라서 나사를 풀 때 위치를 하나하나 다 기억해야한다.
나사 하나라도 잃어버리면 나중에 다시 조립할 때 큰일나니까 잘 보이는 곳에 위치 별로 나사를 놓아두자.
나사를 제거할 때마다, 부푼 배터리로 인해 빵빵해진 하판에서 와자작 소리가 나면서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는데 뭔가
잘못된 것이 아닐까 걱정했다.
설마 했는데 나사 하나가 마모되었다.
설마 나사가 마모되서 드라이버가 헛돌지 않겠지? 라는 생각을 하자마자, 마지막 나사가 조금씩 헛돌기 시작했고 당시 미치는 줄 알았다. 심지어 쪼끄만해서 어떻게 할 수도 없고, 억지로라도 빼낸다면 하판이 휘어지거나 상처가 날 수 있기 때문에
여러가지 방법을 생각했다.
방구석에 숨어있는 고무줄을 가져와서 돌려봐도, 드라이버가 작고 뾰족해서 고무줄이 뚫려 의미가 없었고 드릴로 나사를
갈아버리고 더 큰 드라이버로 홈을 파서 돌리니까 그것마저 헛돌아서 땀이 삐질삐질 거렸다. 순간접착제는 집에 없어서
여러모로 짱구를 굴렸다.
예전에 사마귀가 나서 한창 제거할 때 다이소에서 구매했던 네일 제거하는 용도로 쓰이는 벤치를 가져왔다. 하판에 최대한
기스가 나지 않게끔 굴러다니는 스티커를 주변에 붙여주고 벤치의 얇은 부분으로 나사 대가리를 잡아서 직접 돌리더니
다행히 잘 빠졌다. 나사 철가루가 여기저기 묻었지만, 스티커 덕분에 하판 기스는 크게 나지 않았다. 대신 나사 하나 버렸다..
불행 중 다행인 점이 모서리 쪽 나사가 마모된 거라 저렇게 사진처럼 빙글 돌려서 하판이 살짝 휘어지더라도 나사 머리를
조금 노출시켜 벤치로 잡을 수 있었다.
이제 내부를 한 번 살펴보자.
거래를 하고 멀쩡했었던 배터리가 하루 충전 했다고 저렇게 스웰링으로 잔뜩 배가 불렀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만약 판매자 말이 사실이라면 내가 충전을 잘못했다는 뜻인데, 달랑 하루 충전했다고 저따구가 되는지 참..
배터리 제거하기
애플은 변태이기 때문에 배터리만 제거하려고 집어 뜯으면 케이블이며 기판이며 싹 다 손상을 입어서 똑같이 변태처럼
배터리가 연결된 케이블이 없는지, 또는 다른 부품으로 덮여져있는지 자세히 살펴보면서 제거해주어야한다.
먼저 중앙 배터리를 지나는 케이블을 기판에서 제거해주어야하는데 단자가 참 얇아서 주문한 배터리의 구성품 중
얇은 판때기로 지렛대마냥 살살 돌려주면서 제거해주어야한다. 힘으로 잡아땡기면 제거가 되긴 하나 맥북을 영영 못 쓰게
될 수도 있으니 주의하도록하자. 참고로 양 쪽에 박힌 플라스틱 판때기도 사진처럼 나사를 제거하고 옆으로 들어내주자.
오른쪽 판때기는 심지어 부러지기 쉬운 얇은 케이블에다가 본체 나사구멍에 애매하게 박혀져있어 더 조심히 제거하자.
배터리에 붙혀진 접착제가 너무 끈끈하고 또 오래되기도해서 힘을 상당히 많이 주어야 제거가 될까 말까 했다.
동봉된 플라스틱 나이프로 끈끈이 쪽을 쿡쿡찔러서 과감하게 제거했다. 양 끝쪽 배터리는 어떻게든 제거가 되었는데
저 가운데 쪽은 정말 답이 없었다. 설명서에는 플라스틱 카드를 양쪽에 꽂고 알코올을 흘려서 제거하라는데
그딴거 필요없고 배터리끼리 연결해주는 케이블 보호 플라스틱을 반으로 똑 부러뜨려서 어떻게든 틈을 만든 뒤
나이프로 막 쑤셨더니 쉽게까지는 아니고 아까보다 수월하게 제거가 가능했다.
끈끈이 제거
특히 연식이 오래된 끈끈이는 제거하기가 짜증난다. 나이프로는 제거가 힘들어서 굴러다니는 메탄올 스프레이로 끈끈이에
묻혀서 부드럽게 만들어주고 박박 긁어서 제거해주었다. 다행히 접착력이 강하고 질겨서 그런지 쭉 잡아당겨서 제거가
가능했다.
이제 배터리를 장착해자.
그냥 배터리 끈끈이 스티커 보호막을 벗겨주고 원래 위치에 맞게 장착해주자. 그리고 각자 케이블 연결도 잊지말고 딱 붙게끔
조심만 해주면 된다. 나사 구멍도 막지 않게 주의하자. 다 붙이고 나면 윗쪽 껍데기를 벗겨준다.
조립은 해체의 역순
아까 배터리 교체 전 제거했던 케이블들을 다시 조립해준다. 아까도 언급했듯이 위치 까먹지 않게 나사들도 잘 놓아두면
조립하는데 어려움은 없다.
깐 김에 써멀구리스 재도포하기
서멀구리스가 뭔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CPU 에서 발생하는 열을 쿨러같이 냉각장치에
효과적으로 전달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거 없으면 순식간에 온도 100도찍고 전원이 꺼질 것이다.
히트파이트 나사를 제거해도 안떨어지길래 조금 힘을 주었더니 구리스 조각과 함께 쩍 하고 떨어졌다. 말라 비틀어져서
휴지로 문질러도 제대로 닦이지 않아 물티슈로 살짝 수분을 넣고 다시 제거했다.
생각보다 많이 바른 느낌이 들지만 이 정도면 문제 없겠거니 하고 그대로 다시 히트파이프를 장착해준다. 이전 데스크탑을
조립하다가 남은 MX-4 구리스로 도포하면 몇 년 더 잘 돌아갈 것이라 믿는다. 마지막으로 하판을 닫기 전에 빠진 케이블이나
배터리 접착제가 잘 붙었는지 확인하고 덮었다.
정상 작동 테스트
글을 작성하면서 CPU온도를 찍어보았더니 최대 61~62도 정도를 멤돌고 쿨러 소리도 없으며 기판 발열도 딱히 안느껴졌다.
다만, 쿨러 탈착이 되지 않아 따로 팬 청소를 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구형 종특인지는 몰라도 충전 시 발열이 어마어마해서
알코올로 기판을 문질거리면서 식히면서 글을 썼다..
그만큼 충전 속도가 5분만에 3~5% 정도 오른 것을 보면 그만한 발열이 이해가 되긴 하다만 저속 충전 이런건 없나 싶다.
CPU도 배터리 교체 전 글 하나만 쓰는데 사용률이 80% 이상 보인 것에 반해 현재는 글 쓰는 것 한정으로 30% 이하로
최저 5%까지 떨어진 것을 보아 구리스를 새로 도포해선지는 확실치 않다.
이전에는 발열 측정을 따로 하지 않았지만 글만 써도 쿨러 바람 세기가 장난이 아니었는데 지금은 70도 까지 올라도
기판만 살짝 따끈거리고 쿨러 구멍에서 바람같은건 나오지 않았다. 혹시 내가 팬 케이블을 연결하지 않았나 싶은 마음에
시스템 정보를 보았는데 69도에 팬 rpm 1300 으로 잘 돌고 있는 것 같았다.
쿨러 구멍에 손가락을 조금 오래 대면 꽤 뜨거운 것을 보니 팬은 이상 없는 것 같다.
뒷정리는?
아주 전쟁터가 따로 없었다. 저것도 치우는데 한 세월 같다. 맥북 배터리 교체하는 거 찍으려고 책상 말끔하게 청소하고
시작했는데 막상 다 끝나니 저따구이다. 언제 다 치울지는 의문이지만 대충 정리하고 글 쓸 준비를 했다.
마치며
확실히 갬성은 있다. 사진첨부도 아이클라우드 연동으로 바로 업로드가 되니 편하기도 하고, 처음엔 배터리가 부풀어
그냥 헐값에 재당근해버릴까 생각도 했지만 사자마자 손해를 보면서까지 힘들게 팔 생각은 없고 그냥 배터리 새로
교체도 했고 외관도 딱히 눈 짚힐 것 없으니 35~37만원 정도에 올리고 팔리면 딱 배터리값만 받고 팔면 되고
안팔리면 그냥 내가 대학교 다닐 동안 쭉 쓰면 될 것 같다.
2016년형 깡통 중고가 40만원 초중반일텐데 설마 누가 사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