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고깃집 알바
나름 돈도 궁하고 해서 알바를 찾아보다가 어느 한 고깃집에서 시급 만원에 일 200만원 이상 매출이 나오면 그 날
현금으로 만 원씩 주는 곳이 있길래 지원을 하게 되었다. 첫 알바기도 하고 떨어질까봐 다른 치킨집 같은 곳에도
지원을 하게 되었는데 고깃집에서 먼저 연락이 와서 당일 바로 면접을 보러가게 되었다.
면접
고깃집 알바하는데 뭔 면접이 필요하냐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첫 인상이 중요하기 때문에 최대한 인상 밝게
유지하고 대답도 그냥 그럭저럭 맞장구 쳐가면서 오래할 자신 있다, 복학까지 3개월 정도 남아서 대충
1~3개월 정도 생각하고 왔다고말했고, 고깃집 사장도 괜찮게 생각했는지 바로 내일부터 출근하라고 했었다.
첫 날 근무
첫 날 오자마자 예약손님이 꽉 차있어서 미치는 줄 알았다. 그 날 나를 가르칠 알바 2명은 모조리 홀서빙에
매진해서 물어볼 엄두조차 나지 않았고, 나는 아직 고기를 구우는 것만 알지 가게에서 굽는 방식을 모르기
때문에 그냥 홀에서 주문 받거나 테이블 정리, 컵 채우고 그릇 다시 채워넣고 불판 물티슈로 닦는 등
고기 굽는거 빼고 다 했지만 그것만으로도 정신이 없었다.
느낀 점
사실 첫 날 부터 정말 느낌이 쎄했다. 돌아버리는 줄 알았다. 손님들로 가득 찬 식당 홀에는 시끌시끌거려서 당장
옆에서 얘기해도 제대로 못알아들을 정도인데 주방에서 음식이 나와 서빙을 하기 위해 직원들을 부르는 소리가
들릴 리가 없다. 그래서 다른 직원들이 말하길 주방에서 무슨 소리가 나는 것 같으면 그냥 가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정신이 없었다.
여기서 가장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 평일 알바가 총 4명 정도 있는데 그 중 2명은 6개월, 1년차 알바에 나머지 한 명은
3주차 알바이지만 어느정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는 모양이다. 그래서 아예 생 초짜인 나보다 더 빠릿하고 2~3일 째에
바로 고기를 구우러 들어갔다는 것이다.
내 생각에도 고기 굽는건 상관 없지만 역시 짬바라 노하우나 자르는 속도 등 여러 방면에서 경험이 많은 사람과 차이가 많이
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본인도 잘 알고 다른 직원들도 어느정도 감안을 하고 피드백을 해주어야 하는데 여기에는
그런게 없었다. 그냥 빠르게, 못하면 왜 못하냐, 나는 처음 들어온 날 바로 고기 자르고 다했다,
이런 얘기들로만 치장을 하는 게 참 스트레스 받았다. 세상에 고깃집 알바 생 초짜가 들어온지 이틀만에 어디 누구처럼말
한 번 듣는 것 만으로도 선수마냥 자르고 굽고 다 할 수 있겠냐. 어느정도 걸러듣고 그냥 죄송합니다 하고 말았지만 이게
하나 둘 쌓이면서 주방장 사장 아내한테도 귀에 들어갔나본지, 이상하게 시킨 걸 하고 있으면 왜 안하냐 하고
이상한 트집을 잡으면서 구박을 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사장 아내가 주방에서 일을 하기 때문에 주방장이라고 통칭하겠다.예를 들어서 손님이 새로 들어와서 인원 수에 맞게 반찬 세팅을 하고 있으면 갑자기 주방에서 나를 불렀다고 왜 안오냐하면서 가보면 설거지한 그릇 바구니를 가져가라, 하는데 이걸 가져가면 반찬상을 못하기 때문에 지금 손님이 왔다고
대답을 하면 상식적으로 그럼 손님 상 먼저 해야지 왜 오냐 굳이 못오면 다른 사람 시키면 될 것 아니냐 라며 혼을 내는데이게 또 상황이 왠만하면 다른 직원들이 다 고기 구우러 서빙을 나간 상태라 반찬상을 하거나 주문을 받을 사람이 나밖에없다.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누구보다 더 잘 알 법한 주방장은 내 잘못이라면서 대역죄인으로 만들어 놓는다. 처음에는 조금 나아지겠지 하면서 일주일을 버텼는데 일주일 하고도 화요일이 되는 날
그만 참지 못하고 그만두는 것을 결심하게 되었다.
그만두게 된 이유
위에 서술했듯이 경험이 풍부한 알바들의 너무 가벼운 교육과 더불어 더 빨리하라는 눈치와 압박감, 트집잡아서 갈구는
주방장이었다. 당연히 초짜니까 배우는 입장에서 더 빨리 배우라는 직원들의 눈치는 뭐 별 생각 없었다.
그런데 주방장이 대놓고 너무 느리다면서 대충 뭐라뭐라 하는데 일주일밖에 안된 알바가 뭐 갑자기 하루이틀만에
엄청 빠릿해지는 것도 아니고 본인도 나름 어떻게든 빵꾸 안내려고 노력하는데 그걸 다 없는 셈으로 만들어버리니까
너무 화가 났다. 화요일 날 한 손님이 도시락, 계란찜 둘 중 하나를 고민하고 서로 둘이서 티격태격 거리다가 겨우
계란찜을 시킨다고 말을 했다. 순간 나는 도시락으로 주문을 잘못받았고, 그 잘못된 주문을 주방장에게 말한 뒤
혹여나 싶어 다시 가서 주문을 확인했더니 계란찜을 주문했단다. 그래서 다시 주방으로가서 주문 잘못됐다고 하니계란찜으로 바꿀 수 있냐고 물어보니 짜증을 내면서 안된단다. 대충 이미 재료 올라갔고 도시락 그냥 먹으라고 하는데이게 말인가 방구인가 싶을 정도로 말투가 너무 대놓고 싫은 티를 내는 것이다.
여기서 주방장은 이미 날 폐급으로 낙인 찍었고 티는 사실 3~4일차 정도부터 내기 시작했었다. 처음이라 못하니까당연히 짜증나고 화가 나는 것을 이해하기 때문에 그냥 말없이 죄송하고 다음부터 주의하겠다고 하면서 꾹 참고조금 있으면 그런 일이 없을테니 그냥 주의하고 좀 더 잘하려고
노력했었다.
주문을 잘못 받는 것은 당연히 내 잘못이고 그 탓에 재료 소진으로 먹을 사람이 없으니 버려야하고 주방에서는 괜히 시간 낭비를 했기 때문에 비난받아야 마땅하다. 일주일에 2~3번 이런 실수가 있었으니 욕먹어도 당연하다고생각한다.
여기서 들었던 생각이 주방장과 알바, 사장 모두 초짜인 내가 일을 제대로 못하고 느릿느릿하다는 것에 스트레스를받고 나는 거기에 대한 눈치와 압박들에 스트레스를 느끼고, 여기서 내가 관둔다면 서로 좋은 셈이 아닌가.그냥 여기까지 알바를 하고 다음에 나보다 더 빠릿하고 경험있는 좋은 알바를 뽑는 것을 바랄 뿐이다.
근데 주방장은 계속해서 대놓고 짜증을 내며 티를 내니 더이상 못참고 집에 일이 생겼다며 사장님한테 말을 하고그냥 집에 와버렸다. 그리고 친구들과 톡을 주고 받으며 영업이 끝나고 직원들이 다 퇴근할 법한 시간대에알바 오늘까지 하겠다고 전화를 드렸고 결국 첫 고깃집 알바는 일주일 조금 넘은 짧지만 긴 시간만에 끝을 마쳤다.
고깃집에서 알바를 하면 안되는 이유 ( 상처 사진 있으니 주의 바랍니다. )
당연히 당사자가 경험이 풍부하고 끈기가 있으면 뭐라 할 말은 없다. 하지만 나와 같이 알바 경험이 없고무언가 하는데 서투른 경향이 있다면 고깃집 알바는 절대로 해서는 안되는 업종이다. 위 고깃집과 같이 가게는 테이블이 12개 정도로 작고 좁은 편에 직원은 3명 정도, 손님이 많고 주방장은 한 명이라면 절대로 추천하지 않는 곳이다.
그런 곳은 정말 1분 1초에 스트레스를 받고 또 가게에서 10시 넘어서 저녁을 먹고 나면 밤 11시 또는 새벽 12시가 되는데 이 때 집으로 가면 샤워하고 바로 쓰러진다. 만약 자기개발이나 할 일이 있어서 1~2시간 정도 하고 나면 대충 새벽 2~3시 정도 되고 이 때 자고 일어나면 점심 쯤에 피곤한 상태로 깨어나게 된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그런건지는 몰라도 늦게 일어난 탓에 피로감이 쌓여있어 점심을 먹고 오후에 바로 낮잠을 자게 된다.그리고 16시30분~17시 정도에 다시 출근을 하고 이런 일이 계속 월화수목금 반복되는 것이다. 그리고 주말 또한한 번에 몰아서 자는 느낌으로 하루 종일 침대에 드러눕게 된다.
그리고 불판과 손이 가까이 있는 채로 일을 하게 되어 데이는 일이 많이 생긴다. 아래 사진들은 첫 날 불판을 청소하거나음식을 서빙할때 불판에 데여서 생긴 상처들이다. 눈에 띄는 상처들은 이 정도이고 나머지 데인 부분들은 많은데2~3일 정도면 바로 아물어버려서 아직까지 상처가 남은 것들은 아래 두 군데가 끝이다.
어떻게 된게 불판에 데인 화상들이 가게에서 파는 고기들의 단면처럼 되어버렸다. 저것들도 구우면 노릇해질까?
단순히 일주일 정도만 일했는데 손에 상처가 너무 많아진다. 기름이 튀었는데 아직 고기를 굽는 중이라 아픈 티도 못내고계속 굽고, 뜨거운데 테이블 위에 물티슈나 물을 가져가서 식힐 수도 없고, 다시 주방 쪽 정수기로 가서 찬 물을 가져올 수도 없는 막연한 상황이다. 만약 그렇게 한다면 당연히 사장이나 주방장, 다른 직원들에게 지적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이렇게 스트레스 받을 바에 그냥 조금 참았다가 지금 하는 일이 끝나면 잠깐 가서 찬 물로 식히기로 한다. 근데 일 끝나고
가면 또 뭔가 생겨서 정말 쉴 틈 없이 하루종일 서서 이리저리 끌려다니기만 한다. 군대에서 조차 이렇게 5시간 동안
정신없이 끌고 데려가지 않고 못하면 갈궈도 다시 가르쳐주고 다시 해 볼 기회도 주고 못하면 갈구고 다시 가르쳐준다.
이런 가게들은 그냥 이런 기회들을 만들어주지 않는다. 바로 실전 경험을 쌓는 것은 좋은데 최소한 초짜가 실전에 들어갈 때실수할 것을 대비해서 옆에서 중재해주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근데 왜 그런 것도 안해주고 지적도 안하고 그냥 다른 직원이자기가 할 테니 비키고 홀 서빙이나 도우라고 쫒아내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렇게 일주일이 되도록 반복되니 당연히 고기를 잘 구울리 만무하다. 어떻게 보면 불성실하고 배우는 속도가 늦은 초짜의핑곗거리일 수도 있겠지만 본인 나름 최대한 욕 안먹고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지만 결국 먹히지 않고 대역죄인이 되어버린억울한 사람의 심정을 토하는 일기장이다.
결 론
어차피 알바를 다시 구하기는 해야한다. 하지만 알바 경험이 많은 친구의 조언에 따르면 야간 PC방은 시급이 1.5 배라
주 5일 출근으로 하면 거의 200만원을 넘게 가져간다고 하니 솔깃하기는 하다. 고깃집에 비해서 피로감이나 스트레스가
매우 적고 최소한 앉으면서 휴대폰 볼 시간은 있다고 하니 지금이라면 고깃집 빼고 어디든 해볼만하다는 생각 뿐이다.
편의점은 담배를 피지 않기에 이름을 외우는 것이 걱정이고, 야간 알바는 낮 밤이 바뀌니 주간에 잠으로 보내기에는아까운 느낌만 들게 된다. 오늘 아버지 회사 거래처에서 처음으로 온라인 쇼핑몰을 만드는데 한 달이 걸리던 두 달이걸리던 한 번 해보라는 식으로 일거리를 주었다.
이번 주 일요일 토익 시험이 있기에 알바하느라 9일 동안 못했던 토익공부를 다시 벼락치기로 시작하고 시험이 끝나면당분간 홈페이지 제작에 대해서 몰두하기로 했다. 최근에 마인크래프트 서버 운영한다고 서버용 컴퓨터를 하나 만들기도 했고, 이걸로 개인 도메인을 하나 파서 연습 겸 홈페이지도 만들어서 관련 글을 올려보기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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