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깃집 알바를 일주일만에 때려치운 뒤.
5월 16일부터 22일 정도까지 고깃집 알바를 하면서 너무 힘들었었다. 29일에 토익 시험도 있었고 알바를 하면서 토익공부를 한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생각이었다. 대충 16시부터 23시~00시까지 손님들과 같이 주문이 끊임없이 들어오고 시끌벅적한
장소에서 주문은 또 잘 안들려서 두 번, 세 번 다시 가서 물어보고 이 과정이 너무 스트레스였다.
다들 바쁜데 초짜가 실수까지 하니 서로 기분 상하기만 하고 해서 주방장까지 신경질을 내니 그냥 그만두기로 결심하고그 날 집에 일이 생겼다고 하고 사장한테 말한 뒤 조금 일찍 퇴근하고 마감 시간 조금 뒤에 전화를 걸어 못하겠다고 했다.보통 그만두기 몇 주 ~ 1개월 전에 말하는게 서로 간의 암묵적인 규칙이지만 뭐 어쩌겠나, 화병나서 죽을 지경인데.
토익이 끝난 뒤 PC방 주말 야간 지원
시험을 무사히 치르고 나서 약간의 휴식 기간을 가지기로 했다. 월~금, 월요일 총 6일을 일한 알바비로 50만원이
입금되었다. 부모님 일을 한 달동안 도와드리는데 50~60만원 가량이 들어오는데 일주일 알바한 것으로 한 달
용돈이 들어오니 용돈이 잘못된 걸까 아니면 알바비가 많았던 걸까.
시험이 끝난 날 바로 알바몬에서 PC방 알바를 지원하기로 했다. 문자로 지원하게 되었는데 면접을 봐야된다면서다음날 오후에 이력서를 들고 오라고 한다. 하지만 나는 고깃집 알바를 지원했을 때에는 이력서를 따로 적어가지않았었고, 그냥 당일 면접으로 다음날부터 알바를 하라고 했기에 이력서 작성을 어떻게 할지 잘 몰랐다.
사실 뭐 어디 회사에 입사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PC방 알바하는건데 거창하게 적어갈 것이 무엇이 있겠나만은그냥 나이와 군필여부, 거주지, 그리고 토익 시험을 신청할 때 찍어둔 사진을 붙어넣고 최근 알바 경력을 적어놓았다.고깃집 알바는 일주일만에 그만두었다고 적기에는 조금 꺼려져서 부모님 회사에서 근무한 것들을 적어놓았다.
면접 날
면접은 어려울 것도 없었다. 20대 후반의 매니저가 면접을 봐주었는데 그냥 신상이랑 거주지, 군필, 휴학여부 같은 것들을 확인하고 알바 기간도 어느정도인지 물어보는 것 같다. 일단 나는 9월에 복학이기에 그 때까지 할 생각이라고는말했지만, 하다가 어느정도 괜찮다고 싶으면 연장할 의향도 있다고 말을 했다.
여기서 느낀 점이 고깃집이나 PC방 등 서비스업 쪽 알바면접은 경력보다는 알바생 마인드를 1순위로 보는 것 같았다.물론 작성자와 같이 남성 알바일 경우 군필+휴학 이면 면접자가 아주 좋아하기에 보너스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군필에 휴학 중일 경우 알바가 도중에 그만둘 일이 거의 없어져 또 공고를 올릴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매니저는 일단 화요일 오전 타임에 자기랑 한 번 교육을 하고 금요일 새벽 타임에 다른 알바생과 함께 근무를 서라고 했고
교육기간이니 일당 3만원으로 정해놓았다. 3만원이 약간 아쉬웠지만 교육하는 쪽도 평소보다 일거리가 늘기에 불만은
없었다.
매니저가 말하기를 PC방 알바는 그냥 적당히 말귀 알아듣고 계란 후라이만 할 줄 알면 된다고 한다.
화요일 첫 교육날
오전 10시 30분에 출근하기로 했지만 집이 가까운 관계로 자전거로 10분 거리밖에 되지 않아서 20분 정도 일찍 도착했다.
카운터에는 저번에 면접을 보았던 매니저가 있었고 출근하자마자 해야할 것과 자리청소, 카운터 카드, 현금계산 등정말 단순한 것들 위주였지만 너무 많아서 기억하기가 참 불편했다. 따로 메모까지 해 놓았지만 그럼에도 헷갈렸다.
카운터에는 모니터가 2대가 있는데 메인 모니터에는 PC방 좌석, 결제 등 업무를 관리하는 콘솔이 떠있었는데 버튼이너무 많아 업무 중 필요한 기능들을 찾는데 눈이 빠질 것만 같았다. 솔직히 불필요한 기능들이 너무 많아서 교육이 끝나고집에 돌아오니 다 까먹어서 어떡해야 하나 싶었다. 다음 교육날 한 번 더 해보고 알바한테 물어봐야겠다.
솔직히 교육날이라고 해봤자 그냥 볶음밥은 큰 접시 쓰고 라면은 저 라면접시 쓰고, 설거지 조금 쌓이면 설거지 하고국물이나 소스 튀면 옆에 있는 행주로 닦아주고, 조리방법은 저기 서브 모니터에 떠 있으니까 저거 보면서 하면 된다어쩌구 저쩌구 집에서 주방 근처를 얼씬 거렸던 사람들이라면 또는 정말 집에서 어머니 주방일을 조금이라도
도와드린 전적이 있다면 당연히 해야할 일들을 교육해주었다. 이렇게 당연한 일을 교육하는데도 안하는 사람들이있구나 하는 생각을 가지며 하나하나 까먹지 않게 따로 메모를 했다.
음료수 디스펜서 리필, 세척이나 흡연장 청소같이 따로 적절한 시기에 해야하는 것들은 대충 말로 떼우고 자세한 건 금요일 날 교육 때 가르쳐달라고 해서 잘 모르겠지만 12L 짜리 통에 분말이 통으로 2개나 들어간 다는 점이 놀라웠다. 고작 집이나 사무실에서 작은 종이컵에 한 스푼 정도 넣어도 달달한데 저 정도 양이 들어가는게 살찌기 좋은 음료다.
이외에는 음식을 조리하는데 이게 참 멀티태스킹이 안되서 문제였다. 매니저가 점심시간이니 한 번 조리를 해보라면서불닭 볶음면에 소세지와 치즈를 올려달라고 해서 이 정도면 간단하다고 생각했지만 라면 조리기계가 꺼지는 바람에면을 너무 오래 끓여서 국물이 쫄여져서 망해버렸다.
라면을 끓이는 동안 소세지를 반 잘라서 전자레인지에 3분 30초 돌리고, 그 동안 라면이 바닥에 안 붙게 계속 휘저어주면서음료수와 치즈, 파슬리를 꺼내는데 이게 참 동시에 일을 하려니 생각할 것들이 많아져서 처음 생각보다 많이 복잡했다.메뉴 하나에 여러 번 움직여야하는데 이런 주문이 2~3개 들어오면 정신이 없다.
하지만 실전이 짱이라고 생각했기에 교육 기간동안 들어온 모든 주문들은 내가 처리하고 매니저는 옆에서 까먹은 거 있으면 보조해주는 식으로 하니 간단한 메뉴들은 하루만에 적응이 된 것 같았다. 매니저와 점심을 먹으면서 이것저것얘기해보고 금,토 새벽 파트이니 둘 중 하나는 바쁠거라고 경고하면서 힘내라고 하니 조금 긴장되기도 한다.
마치며..
진짜 별거 없다. 매니저 말대로 그냥 계란 후라이만 할 줄 알면 다른 일들은 왠만하면 금방 숙련되는 일들이다.
세상에 컵라면 조리방법을 며칠동안 걸려서 숙련되는 사람이 있겠는가, 맛있게 조리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거라면
예외이다. 어디까지나 냉동으로 이미 조리된 식품을 다시 데워서 조리하는 거라서 따로 간을 할 필요도 없고
레시피가 다 적혀있어서 맛없을 이유또한 없어서 불평하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만약 불평을 했다면 계란 후라이에
껍질이 들어가있거나, 실수로 감자튀김에 치즈가루를 너무 많이 뿌렸거나, 라면과 소세지를 주문했는데 소세지를
깜빡하고 라면만 데워서 다시 소세지를 데우느라 라면이 불었거나 등 단순히 조리 중에 깜빡하고 안하는 것들이다.
만약 주문한 식품과 다른 라면을 끓였으면 죄송하다고 하고 그거 그냥 드시라고 하거나 다시 해준다고 할 텐데손님들 입장에서는 이거 먹으나, 저거 먹으나 배부른 건 똑같을 테고 잘못 조리한 음식을 보고 생각보다 맛있을 수도있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기에 그냥 먹겠다고 하는 손님들도 태반이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
이런 예외적인 상황들이 일어난다면 손님 심기를 거스르지 않는 범위 내에서 알아서 대응하라고 매니저가 직접 말했지만빵꾸가 막 열 몇 개, 몇 만원 이렇게 나는 것이 아니라면 그냥 서비스라고 하나 더 해주던가, 그렇게 적절하게 대응하고만약 다시 조리해서 준다면 재고 수정하고 빵꾸난 내용을 다음 근무자한테 인계하면 된다고 한다.
딱히 어려운 점도 없어서 뇌 빼고 하기에 매우 적절한 알바인 것 같다. 고깃집과는 차원이 다른 수준.
정리
시급과 월급 계산
지원한 PC방 상시근로자가 5인 미만이라서 야간수당과 휴일수당이 해당되지 않는것이 참 마음에 들지 않는다. 주휴수당만 해당되어서
최저시급으로 계산하자면 9,160원*10시간 = 91,600원이고 7일,10일은 수습기간이기에 일급 3만원, 11일부터 단독근무이므로
11일, 17,18일 24,25일 총 5일이면 ( 91,600원*5일 ) + ( 수습 60,000원 ) = 518,000원에 주휴수당을 더하면 576,624원을 받아야한다.
이번 달은 7일부터 알바를 시작했고 2일이 수습기간이므로 57만원이면 적은 금액이지만 사실 적은 금액이 맞다. 왜 야간수당을 안주지?야간 수당 주면 여기에 1.5배 곱해서 86만원 정도 받는건데 안타깝다. 근데 5인 이상 사업장이면 그만큼 자리 수가 많고 일도 지금보다힘들어진다고 하니까 그냥 적당히 이쯤에서 수긍하기로 한다.
6월은 57만원 가량 받겠지만 7월은 1일부터 금요일이기 때문에 총 10일을 일하고 1주에 20시간을 일하므로 주휴수당은 36,640원.91,600원 *10일 + 36,640원 *5일 = 1,099,200원이 나온다. 계산이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대충 100만원 가량 나오는 것 같다.많은 건지 적은 건지는 모르겠다. 알바라서 보험 없다고 하는건데 내 입장에서는 월급 9% 가 안떼여져서 좋기는 하다.
난이도 점수
손님 대응 : ★★★★☆
5개는 너무 많이서 4개 주었다. 모든 기준이 고깃집 알바라서 그런지 손님이 비어있는 시간이나 널널한 시간이 있으면 3개라는 기준으로 했다.
가끔 단골 손님들만 아는 척 하면서 인사 잘하면 된다.
조리 : ★★★☆☆
밖에서 손님들이 점심을 먹고 피시방에서 간식거리로 시키거나, 새벽에 성인들이 와서 야식을 먹을 때 많이 시키는 경우가 있다. 금요일 새벽은
다들 밖에서 술먹는 경우가 많아서 사람이 얼마 없지만 토요일 새벽에는 다음날이 공휴일이다 보니 사람이 많다. 따라서 음식 주문이 많이
들어오기 때문에 주로 토요일 새벽 1~3시가 피크타임이고 이후에는 손님이 거의 없어서 3점으로 했다.
휴식 시간 : ★★★★★
그냥 5점이다. 단독 근무라서 청소야 손님이 막 엄청 많이 오거나 회전률이 포장마차 급으로 빠르지 않는 이상 청소는 나중에 한번에 몰아서
해도 되고, 설거지도 마찬가지이다. 그냥 앉아서 주문 들어오기 전까지 휴식시간이고 점심이나 간식거리로 출출하면 적당히 한두개 꺼내서
먹으면 된다.
스트레스 : ★★★★★
스트레스 받을 일이 그냥 손님 많아서 주문이 많은 피크시간 빼고는 할 게 없다. 멀티태스킹만 잘 되면 문제될 것이 없고, 실수하면 그냥
자기 선에서 잘 무마하고 다음 타임 알바한테 문제없이 인계하면 뭐라 할 사람이 없다. 청소도 그냥 근무교대 전에 깨끗이 청소하면 된다.
매니저가 착하면 카톡으로 청소좀 잘 해달라고 문자만 와서 죄송하다고 하고 다음부터 잘하면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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