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0TI 할아버지를 보내드릴 때가 왔다.
연식이 오래되어 살 날조차 보장되지 않았던 980TI 호복치는 은퇴를 할 때가 되었다. 조금만 부하가 되어도 힘들다고
고주파를 끼익끼익 거리며 앓이를 했던 이 놈을 어떻게든 써보겠다고 써멀구리스도 다시 발라주고, 먼지도 청소해주고
기판을 뜯었지만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은 전자공학과 2학년인 작성자에게는 너무 어지러워서 다시 덮어두기도 했다.
그렇게 WQHD 환경에서 성능 제한까지 50% 를 걸어버리고 그대로 롤 하나만 보면서 버텨왔던 그 때, 채굴 중단으로
인한 여러 채굴장의 와장창으로 쏟아지는 광부에디션 매물들이 눈에 들어와 눈이 홰까닥 돌아버렸다. 그렇게 된 이후
지금 내 케이스에서 굴러가는 이쁜 980TI는 그저 거슬리는 눈엣가시가 되었고, 결국 방출하기로 했다.
퇴물 호복치는 이제 다른 이의 컴퓨터로 이적하였다.
과거 FHD 환경에서 열심히 현역 급으로 돌아가고 AAA급 게임들도 무난하게 돌려주었던 980TI 는 WQHD 라는
지나치게 스펙오버인 경기장에서 뛰다가 결국 태클을 당해 부상을 당하였고, 퇴물이 되어 비난을 받던 호복치는
이제 방구석에서 1500층 캐릭터를 여럿 굴리는 로스트아크 중독자와 계약 성사가 되어 이적하게 되었다.
앞으로 FHD 24인치 구단과 남아도는 5600X 감독과 함께 경기장 내에서 열심히 뛰어다닐 것이다. 여태까지
잘 버텨주었던 호복치에게 감사를 표한다..
새로운 선수를 데려오자!
눈에 딱 담고 있었던 어느 한 채굴업자의 판매글에는 매우 다양한 그래픽카드가 저렴한 가격에 팔리고 있었다.
RTX3060TI 가 30만원, RTX3070이 32만원, RTX3070TI 38만원, RTX3080 45만원으로 당시 중고 시세에비해서는 매우 메리트가 있는 가격이었다.
갤럭시 화이트 3080을 데려오기로 결정을 하고 톡을 날렸더니 지금 재고 딱 하나 남아있다고 하였고,그 날은 수업이 있어 다음 날 방문하기로 했더니 재고가 다 털렸단다.. 입맛일 다시고 3070TI 재고가100개 정도 남아있다고 해서 그 놈을 고르기로 했다.
업자의 말바꾸기 신공
역시 용산 + 채굴업자의 환상의 조합으로 말 바꾸기는 그냥 선수다. 분명 오전에 3070TI 재고 100개에
40만원으로 올려놓고 오후에 방문해보니 병행수입 제품이라 그냥 다 빼버렸다고 한다.. AS가 안되는
문제로 빼는건가 싶긴 했지만 그냥 다시 채굴장으로 끌고가려고 안파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결국 3070 으로 결정
WQHD 환경에서 3070 이 애매한 입장이라 3080 을 하려고 했었고, 없다고 하길래 3070TI 로 바꾸고
그것마저 빼버렸다고 해서 3070 으로 돌아서는 이 입장을 어떻게 해야할까.. 돈을 아껴서 좋다고 해야하나?
체념을 하고 화이트 중 후보에 두었던 웨이코스 사의 컬러풀 울트라를 데려오기로 했다.
내가 누구? "COLORFUL iGAME 지포스 RTX 3070 Ultra OC D6 8GB White OWNER"
업자가 너무나도 괘씸했지만 더 오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구매를 했다. AS도 23년 11월까지였고, 분해 이력이 없다고 한다.
드디어 성능이 좋은 그래픽카드를 가졌다는 희열감이 물씬 들었지만 채굴장에서 거의 6개월 이상 굴렀던 광부 에디션은
매우 더럽고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말이 많아서 그나마 상태가 괜찮아 보이는 놈으로 결정한 것이다.
외관을 살펴보자
울 아부지 회사 창고에서 일하다 보면 굴러다니는 몇 년 방치된 제품들 마냥 묻어있는 꼬라지와 똑같은 상태이다. 원래
화이트 제품에 때 묻을까봐 가끔 열어서 청소해주어야하는데 광부에디션은 그딴 거 1도 없다. 손으로 살짝 문지르면
검댕이가 그대로 묻어나오는 지경이다. 어떤 부분은 진짜 억수로 문질러도 닦이지 않아서 긁어내야 할 수준이다.
뒷 기판을 살짝 문지르니 연필 흑연으로 색칠한 듯한 검댕이가 손 끝에 묻어나왔다. 외부에 노출된 후면 판때기가 이 정도면
먼지가 한 번 박혀서 나오지 않는 내부 상태는 어떨까 참 궁금하다..
끔찍한 쿨러 청소
가정에서 몇 년동안 한 번도 청소를 안하고 꺼낸 그래픽카드가 딱 저 정도보다 살짝 깨끗하다. 심지어 먼지라도 잘 닦인다..
근데 저 놈들은 면봉으로 후벼도, 에어건으로 쏴재껴도 사라질 생각을 안한다. 그냥 굳어버려서 저기서 정착을 한 수준..
저거 살짝 문지른거다. 심지어 쿨러 날개 한 개 분량이다. 저래도 한참 닦아야한다.. 날개 하나에 면봉이 4~5개 정도
날아갈 정도의 엄청난 먼지량이라 도저히 감당이 되지 않는다. 심지어 장착부에 있는 기판도 저 꼴이다. 사실 사진 찍기 전에
너무 더러워서 한 번 물티슈로 쓱 문질러주었는데도 저렇게 먼지가 나온다..
저거 앞에서 청소할 때 한 번 쓸었던 거다.. 계속 나옴..
더이상 감당이 되지 않아서 그냥 장착해버렸다.
사실 내부를 뜯어서 청소를 매우 하고 싶었지만, 나사에 방지 스티커가 그대로 붙어있고 AS 또한 1년이 남아있기에 분해는
포기하고 그대로 장착을 해버렸다. 혹여 남아있는 먼지로 인해 쇼트가 나서 고장이 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멀쩡히 모니터도
잘 출력해주는 것을 보아 그나마 양품을 뽑아왔구나 싶다..
성능 테스트
채굴 그래픽카드에 따로전용 펌웨어를 씌워서 사용한다고 들어서 GPU-Z 로 펌웨어 상태를 보니 그냥 순정 펌웨어로 보여서
그냥 패스했고 HWmonitor 로 온도 채크를 해보니 생각보다 높게 나온 것 같았다. 온도 확인 당시 상태 체크를 위해
프로그램을 여럿 설치했고, 잡다한 프로그램들을 여러 개 실행한 상태인 것을 감안해서 딱히 나쁘지 않은 온도인 것 같다.
WQHD 환경에서 테스트하는 것은 비교군이 적어서 흔한 FHD 로 세팅하고 돌려보니 33K가 나왔다. 그래프는
볼 줄 모르고 그냥 점수만으로 보니 3070 평균 점수대가 34~35K 정도 나온다고 하는데 이 정도면 점수도 어느정도
허용범위 내인 것 같다.
색다른 비명을 지른다.
980TI 호복치는 풀로드 시 끼이익 거린다면 광부 3070 은 고주파 대신 잔기침을 계속 잘잘잘 거리면서 쿨럭거린다.
쿨러도 쌩쌩 돌고 70~80도 까지 유지되는 걸 보면 쿨링 자체는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것 같은데 내부 먼지가 청소되지않은 탓인지 기침을 하는 3070을 보니 마음이 편치 않다.
그렇게 나름의 타협을
이 광부도 풀로드를 하기에는 너무 귀가 거슬리기에 이번에도 성능제한을 걸고 사용하기로 했다. 그래도 프레임 잘 뽑아줌..100% 성능으로 레인보우식스 풀 해상도를 박고 모든 옵션을 울트라로 했는데 120프레임 고정에 비명을 지르지 않는다.매우 미세하게 잘잘 거리기는 하지만 옆에 있는 5600X의 쿨러 소리에 묻혀서 상쇄되는 느낌이었다.
이 놈이 비명을 지르는 순간은 그저 마인크래프트 끝판왕 쉐이더인 SEUS PTGI 를 켰을 때이다. 개적화 게임이라 그런지프레임이 작살난다. 60프레임을 도저히 못넘기고 컴퓨터의 모든 쿨러가 그만 굴리라고 굉음을 낸다. 그렇게 게임들을 어느정도
옵션을 타협하고 해상도를 낮춰줘야 쾌적하게 할 수는 있다만, 980TI 보다는 훨씬 나은 정도이다.
마치며..
채굴 에디션이 언제 죽을지는 모른다만, 양품을 뽑은 느낌적인 느낌이었고 성능도 정상 범주에 드는 것 같고
온도도 대충 잘 잡는 것 같다. 이 정도면 호복치에 이어 제 2의 선수로 내 20대를 책임져 줄 것이다..
다음 그래픽카드는 아마 RTX9080 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한다. 모니터는 32k 로 맞추고 램은 어쩌구..
글 요약 : 쓸만하다. AS가 되는지, 나사 봉인스티커가 잘 있는지 살펴보자.
++ 이후의 물청소 이야기
계속 먼지들이 신경도 쓰이고 풀로드 시 쿨러 측에서 덜덜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당시 아직 햇빛이 쨍쨍한날이었기 때문에 이왕 이렇게 된 거 물청소를 한 번 해주기로 했다. 무서워서 항상 뒷 전으로 미루던 첫 물 청소는의외로 쉬웠지만 제대로 말리지 않으면 쌩 돈 34만원을 날리는 꼴이기에 조심스럽게 확실하게 말렸다.
당연히 회로 기판은 써멀만 티슈로 닦에내고 나머지 히트파이프와 겉 케이스 부분만 청소해주었다.쿨러가 달린 케이스 쪽에도 회로 기판이 부착되어있어 양 면을 물티슈로 열심히 닦아주었고 나머지는빨래 건조대에 약 2시간 정도 뒤집어주면서 말렸다.
물기가 남아있을까 마른 휴지 위에 탈탈 털어서 물방울이 하나라도 떨어지는지 확인했고 다행히도 제대로마른 것 같아 조립을 해주었다.
조립할 때 반드시 써멀구리스를 제대로 바르고 나사 홈 위치를 잘 보면서 조립해주자. 그리고 조립 순서도..작성자는 여러 번 실패해서 다시 붙였다 떼었다를 반복하는 똥꼬쇼를 했다. 미리 조립 시뮬레이터를 돌린 뒤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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