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일기

CU 편의점 주말 야간알바 2개월차 후기와 주의할 점

마카이오 2023. 4. 30.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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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글을 쓴다.

1월 30일 태블릿에 관한 글을 쓰고, 2월에는 일본에 유학중인 친구를 만나러 4박5일을 놀러갔다.
3월부터 3학년 학기를 시작해서 열심히 놀고 먹고 이것저것 하다가 이번주 수요일에 중간고사를 끝냈다.
그 동안 포스팅 할 거리가 몇 개 생겼는데 너무나도 귀찮은 느낌이 들어서 3개월 동안 잠수를 탔었다.
 

너! 용돈 내린다.

나의 모든 일상 중 놀고먹는 모든 지출에 대한 물주께서 다른 친구들은 모두 자기가 돈 벌어서 쓴다는데,너는 무얼 하고 있냐는 쓴 소리에, 용돈이 절반으로 감축되었다. 22년도에 전역을 하고 용돈을 받고 지내다가고깃집 알바도 하고, 피시방 야간알바도 짜증내고 욕하면서 처음으로 용돈이 아닌 남의 돈으로 사치를 부렸다.
 
2학년 2학기를 시작하고 나서 알바를 그만두고 다시 용돈을 받으면서 지냈지만, 3학년을 시작한 3월부로이번에는 편의점 알바를 시작하기로 다짐했다. 앞서 2개월 정도 먼저 알바를 시작한 친구에게 여러가지조언을 얻으면서 적절한 위치에 적절한 규모를 가진 편의점을 찾았고 거기서 내 첫 편의점 알바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런데, 조건이 너무 언짢네요.

사실 편의점 알바들의 고충은 항상 뻔하다. 고질적인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얼마나 지나던, 변하지 않는다.최저시급이나 주휴수당, 퇴직금과 같은 다양한 이슈들이 있다. 내가 근무하게 된 편의점에서는 고용보험, 산재보험만들게 되었고, 주휴수당이 없다. 당연히 첫 알바이기에 최저시급의 90%인 수습기간을 총 3개월동안 받기로 했다.
 
점장이 1년동안 할 것이라고 못을 박았고, 계약서나 인터넷에서 조회를 해보았더니 상시 근로자로 1년으로 잡혀있었다.그렇다면 퇴직금이 있어야 할터,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계산해 보았더니 대충 백만원 언저리가 나오는 것 같다.금,토 야간알바이지만 5인미만 사업장인지 야간수당 그런거 없고, 주휴수당도 없는데 퇴직금은 꿈도 못 꿀 것이다.
 
이런 최악의 조건이지만, 다른 편의점에서 구인을 해보아도 편의점 알바 경험이 없는 생초짜가 지원을 넣어서 흔쾌히받아주는 사장은 거의 없을 것이다. 당연히 들어온 편의점 외 3~4 군데를 지원해보았지만, 이미 구했다거나 읽씹하는 경우도있었다.

근데 왜 여기 들어왔나.

아까 말했듯이 다른 편의점들에 퇴짜 맞은 것도 있었고, 위치가 너무나도 좋았다. 바로 앞에 초,중,고등학교가 모두 있는데나는 야간알바이기 때문에 유동이 다른 일반적인 거리에 있는 편의점이 비해서 절반 이상 적다. 대신, 빌라촌 중에 유일한편의점이기 때문에 음주나 담배 등 눈에 익은 주민들이 자주 들락거려서 마음이 좋지 않을 뿐이다.
 
세상이 참 좁은 것이, 몇 개월 전 내가 들어갈 금,토 야간타임에 바로 친구가 3개월 정도 일했었다고 한다. 끝은 좋지 않았다고하지만 친구피셜로 사람 더럽게 안온다는 장담까지 할 정도로 위치가 매우 인상적인 편의점이었기에, 꼴에 대학생이라고이것저것 개인활동이 보장된 좋은 곳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카운터에서 보는 풍경

편의점 야간알바의 난이도는?

저번에 포스팅했던 피시방 야간알바와 비교하기에는 각자 고충이 있기 때문에 완전히 딱 이렇다 표현할 수는 없겠지만,
상대적으로 멍하니 앉아있는 시간이 상당히 많다. 물론 매 달 바뀌는 할인 행사나 선반 정리 같은 특별한 날을 비껴간다는
가정 하에서 말이다. 먼저 평범한 야간 스케줄을 설명하겠다.
 

아무일 없을 때 스케줄

토요일의 물류정리 타임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은 규모에 따라 다르겠지만, 작은 편의점 기준으로 10분도 안걸리는 유통기한 확인, 그리고 밖에 진열된 음료 위에 비닐을 덮고, 퇴근 1~2시간 전에 다시 치우는 게 끝이다. 이것만 하면 손님 응대 빼고는
정말 할 게 드럽게 없다. 물론 중간중간 물건 진열하는 것과 담배 재고 세는 것은 기본 패시브이다.
 
*물류 정리에 대하여*

일하는 편의점 기준으로 21시가 조금 넘어서 물류가 들어온다. 편의점이 작기에 3 박스 정도 들어오는데, 들어온 물건들이
맞는지 체크하고 적절한 위치에 진열하는 것과 동시에 들어오는 손님들 응대까지 포함해서 대량 30~40분 안에 끝난다.
 
물류 아저씨가 쓰윽 들어와서 재고가 적혀있는 종이와 박스 2~3개 정도 던지고 가시는데 종이에 있는 바코드를 찍으면
물류 재고가 들어왔다고 전산이 입력되며 영수증이 나온다. 그 다음부터는 재고에 적힌거랑 박스에 담긴 물건이 맞게 왔는지
의자에 앉아 체크하면서 중간 중간 손님이 들어오면 계산해주고 빵은 빵 있는 곳에, 김밥은 김밥 있는 곳에 놓으면 끝이다.
보통 40분 내외에 끝나는 것 같다. 배치가 마음에 안들면 다시 이쁘게 진열하기도 한다.
 

드럽게 많은 담배들

 
*담배 재고 조사*
 
각자 편의점마다 다를지는 모르지만 매일매일 조사한다. 처음 들어왔을 때에는 아래 선반에 있는 보루(담배 10개 묶음)까지 세가면서 총 갯수가 전산과 일치하는지 확인하는데, 점차 하다보니 3주차 (5회차) 부터 그냥 보루말고 진열된 낱개만 세서끝자리가 맞는지만 확인한다. 그나마 이게 시간이 많이 걸린다. 난이도 정하는 것조차 부끄러운 숫자 세기이다.물론 재고 조사하면서 담배 이름이랑 위치가 저절로 외워지기 때문에 1개월 까지는 열심히 셈하도록 하자.
 
+ 담배 이름
 
비흡연자이기 때문에 담배이름을 다 알아야하는 편의점 알바를 가장 꺼려했었고, PC방이던 고깃집 알바를 했건 편의점 빼고 이것저것 했었지만 이제는 두렵지 않다. 막상 해보니, 그냥 외워진다. 지금도 못찾는 경우가 있지만 10초정도 우물쭈물하면손님이 알아서 저기있네 하고 같이 찾아준다.
 
재고 세면서 언뜻 본 것 같은 적절한 위치에 손님이 원하는 담배가 있을 것이기에 대충 손 가면 손님들이 거기서 왼쪽 두번째이런 식으로 알려주기 때문에 그렇게 어려워할 필요가 없고, 처음은 버벅였지만 똑같은 담배를 몇 시간 동안 계산하면안봐도 대충 위치 잡을 정도로 숙달된다.
 
담배 종류가 너무 많기 때문에 처음에는 그냥 말보루, 필라멘트, 버지니아, 에쎄 이런 브랜드들이 어디쯤에 있는지만 기억해두자. 에쎄 프라임, 스페셜골드 1미리, 0.5미리 이렇게 세부적인 분류는 계속 손님이랑 찾다보면 외워지고 맨날 나가는 것만나가서 실제 80 종류 중에 10~20개 정도만 나간다.
 
*유통기한 확인*
 
그냥 진열된 상품 중에 유통기한이 짧은 편인 유제품이나 햄버거, 도시락, 김밥 등딱지에 붙은 유통기한 확인하고 지난 놈만골라서 포스기에 폐기 등록을 하고 창고에 박아두면 된다. 왠만하면 점장이 폐기 알아서 먹으라고 한다. 위 나열된 햄버거, 김밥류들은 물류가 들어온 날부터 2~3일 만에 기한이 만료되기 때문에 꼭 봐주어야하고 유제품은 1~2개월 쯤, 빵은 1주일 안 으로 끝난다. 
 
*폐기 취식*
 
폐기 등록을 한 음식은 왠만하면 먹으라고 한다. 대신에, 먹은 음식은 사진 찍어서 점장한테 이거 먹었다고 카톡으로 보내긴 한다. (개인 차 있을 수 있음)  다음 타임 알바도 먹어야하기 때문에 전부 다 먹으면 예의가 아니다. 같은 알바끼리 맛있는건남겨 줘야지..
 

특별한 스케줄

지금까지는 조용한 날인 야간 알바의 하루이다. 지금부터는 행사기간 전 날에 출근하는 불쌍한 알바 스케줄을 소개한다.

지옥

*다음 달 행사 태그 붙이기*
 
사실 지옥이랄 것 까지야 PC방 알바에서 손놈분들의 굶주린 배를 채워 주기 위해 계속 요리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시간은 10시간이 넘도록 남아 있기 때문에 기본적인 것들을 모두 끝낸 후에 돌아다니면서 1+1,  2+1이나 할인 행사가
붙은 상품을 찾아서 밑에 가격 태그 옆에 걸어두기만 하면 된다.

수많은 카드 뭉치 중 우리 편의점에 있는게 뭘까요~

물론! 회사에서 배부되는 행사 태그이기 때문에 각 편의점마다 진열된 상품의 유무가 달라서 10개가 넘는 카드 뭉치들 중우리 편의점에 있는 물건만 쏙 찾아서 붙여야한다는 점이 큰 문제점이긴 하다. 개인적으로 맥주 태그 붙이는게 가장 싫다.과자같은건 크기가 커서 상품 판별이 쉽지만 맥주는 냉장고 문을 열어 둔 채로 캔 이름을 보려고 일일이 돌려야 한다..
 
*선반 정리*

점장님이 유제품 칸 청소하래요~~

 
위 행사 태그 붙이는 것에 비하면 정말 쉽다. 보통 우유있는칸 또는 과자 있는 칸, 빵 선반 이런 식으로 특정 구간만 물건다 빼고 걸레로 먼지 쓱 닦아주고 다시 이쁘게 진열하면 끝이다. 

아 귀찮네 이정도?

스케줄로 따지자면 딱 1시간 정도만 투자하면 된다. 손님이 많으면 30분 정도 더 늦어질 수도 있는데 딱히 상관 없다.
그냥 가끔 건물이 노후화된 곳에 있는 편의점이라면 끝 부분에 뒤집혀 있는 말라빠진 벌레가 있을 수 있으니 꼭 장갑을
끼고 걸레로 닦도록 하자. 
 

손님 유형?

야간 편의점 알바를 한다면 가장 걱정되는 것이 바로 취객이나 무슨 일을 벌일지 모르는 이상한 손님들이다.
심지어 알바하는 편의점 동네 PC방에서 살인사건이 났던 곳이기 때문에 더 걱정되었던 부분이기도 했다.
혹시 모를 사태가 일어나는 것이 두렵다면 뭔가 분위기가 쎄한 손님이 올땐 그냥 눈을 마주치지 말고 관심 없다는 듯
계산대만 보면서 인사나 계산 응대만 해주도록 하자. 그리고 누가 오던 선반 문은 꼭 닫아주자.
 
*취객*
 
취객은 왠만하면 자기들끼리 웃으면서 주춤거리면서 술이나 안주를 사간다. 보통 00시~03시까지 온다. 대부분의 취객들은
술냄새를 풍기면서 남들이 뭐라 생각하던 관심 없다는 듯 큰 소리로 대화를 한다. 동료가 많을 수록 볼륨이 커진다.
만약 혼자라면 대부분 혼술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조용히 맥주 4캔을 사고 주머니에 쑤셔넣은 뒤 조용히 사라진다.
 
*외국인 노동자*
 
개인적으로 조금, 많이 불편한 손님이 이 유형이다. 그냥 외국인이라 싫은게 아니라 근무하는 편의점에 오는 외국인 노동자가
딱 한사람 밖에 없는데 이 사람때문에 이 유형을 적는 것이다. 몽골에서 온 사람인데, 올 때마다 술 냄새를 풍기면서
잔뜩 꼴은 상태로 카스 맥주 4캔과 메비우스 스카이블루를 사간다.
 
맨날 사가면서 끝까지 담배 이름을 모르고 그거 저거 이거 저거 이런다. 일부러 그러는 건지 몰라도 매우 짜증나는 손님이다.취한 정도가 심할 수록 근본없고 재미없는 장난질을 한다. 예를 들어 뒤에 계산할 손님이 줄을 서 있는데, 눈치없이현금 계산을 할 때 동전 폭탄을 던지거나, 지네 나라 돈을 주면서 장난을 건다.
 
그리고 맨날 볼 때마다 "나 몽골사람" , "한국 몽골보다 더워 몽골이 더 춥다" , "나 한국 조아해" 이 세 문장만 반복한다.처음에는 웃으면서 받아주었는데 지금은 너무 귀찮아서 무표정으로 반응을 일부러 안하고 있다.
 
*새벽에 테이블에서 늦게까지 술을 먹는 손님*
 
글을 쓰는 도중에 겪은 따끈따끈한 유형이다. 00시부터 와서 04시까지 술 퍼먹으면서 놀다 갔다. 그냥 먹고 가는건 상관이없지만, 여성이 한 명 끼여있어서 가오를 부리는 비실이가 계속 건들거리면서 과자를 짤짤이로 한 개씩 사간다. 그저 자리를 떠날 때 담배 쓰레기와 먹다 남긴 술과 음료수를 남기고 간 것 이외에 민폐를 끼치지 않았지만, 그냥 마음에 들지 않았다.
 
*계속 서싱이는 손님*
 
그냥 제일 싫다. 세상에서 가장 좋은 손님은 오지 않거나, 오자마자 담배 하나만 사고 가버리는 손님이라면, 그 반대로
한참이나 머무는 손님이 가장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냥 알바니까 손님이 오면 서있어야 하고 물건을 가져와서 계산하고
보낼 때 까지 계속 멍- 하니 서있어야한다. 서비스 정신이 투철해야하지만 10시간이 넘게 이래야 하니 지치는건 사실이다.
 

*민짜*

속된 말로 "뺨이 마려운" 손님이다. 오늘 부로 딱 2개월차가 되는데, 직접적으로 겪은 민짜는 딱 한 번 있었다.
중,고등학교 바로 앞에 있는 편의점 치고는 빈도가 매우 낮은 편이다. 보통 민증검사를 하는 경우는 누가봐도
사회에 찌든 얼굴이나 몰골을 보고 판단한다. 얼굴이 너무 어리면 차림새에 상관없이 민증검사를 한다.
 
어떤 사람은 차에 있다고 신나서 부리나케 다녀오는 경우도 있었고, 23년 기준으로 딱 성인 기준인 미리 민증을 꺼내둔04년생도 있었다. 나머지는 딱히 마음에 걸리는 것도 없었고, 만일 미성년자가 민증을 정상적으로 제시를 했다면분명한 명의 도용 또는 공문서 위조이기 때문에 편의점 책임이 일절 없다. 그냥 젊은사람이면 민증검사 꼭 하자.
 
보통 미성년자가 민증검사를 할 때 문제없이 "위조되거나 다른 명의의 민증을 제시하거나, 없다고 둘러댄다."위조되었건, 다른 명의이건 얼굴이 유사하면 판매해도 책임은 없지만 없다는 사람에게 판매하면 절대 안된다.사진으로 보여주겠다. 어쩌구 하는 사람은 그냥 팔지말고 보내버리자. 계속 진상부리면 경찰 부르면 될 일.

 

마치며..

그냥 중요한 건 행사태그, 담배, 손님대응 이 세 가지만 문제 없이 해낸다면 남는 시간 짬 내서 열심히 놀도록 하자.너무 걱정한다면 지금 편의점 알바를 하면서 글을 쓰고 자빠진 작성자를 보면서 안심해도 된다. 얼마나 할 일이 없었으면3개월 동안 잠수 타다가 갑자기 슬슬 글을 써볼까 하면서 오랜만에 포스팅을 하고 있겠는가. 
 
요 노트북도 중고거래로 구한 맛있는 매물이기 때문에 조만간 포스팅을 올리도록 하겠다.
 
확실한 점은 PC방보다는 여유가 많다. 너무 많아서 시간 때울 거리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개인 활동에 신경쓰지 않는널널한 점장을 만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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